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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소리 본문

책세상 이야기/시로 여는 세상

가을이 오는 소리

책세상 2013.09.25 14:29



기형도

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
시작한 이후, 나는 主語를 잃고 헤매이는
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히는 어둠에 체해
반 토막 영혼을 뒤틀어 눈을 뜨면
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세월이 곱게 접혀 있는
단단한 몸통 위에,
사람아, 사람아 단풍든다.
아아, 노랗게 단풍든다.
 




1. 아아, 가을입니다.
단풍은 언제쯤 들까요?
은행은 벌써 떨어지고 있던데, 나무보다 제가 먼저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비가 오길래 곧 쌀쌀해지겠구나 싶었는데.
아침에 매달리는 이불을 매정하게 뿌리치고 나오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계절입니다.
붕어빵, 호빵, 군밤. 올해도 곧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
아, 어제는 붕어빵과 재회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2. 얼마 전에는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였습니다.
어릴 때 외할머니 댁에서 사촌형제자매들이 나란히 앉아 열 손가락에 시뻘겋게 김장 담근 것 같은 열 손가락을 펼치고 있던 기억이 나네요.
봉숭아물이 첫눈이 올 때까지 남아 있다면... (아련)

3.  시는 계절을 말하고 있지 않은데, 저는 시를 보면서 가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계절에 어울리는, 기형도 시인의 글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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