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책세상 블로그

그래서 그녀는 왜 계속 읽는가? 본문

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그래서 그녀는 왜 계속 읽는가?

책세상 2016.02.04 14:00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
모린 코리건 지음 | 진영인 옮김 | 16,800원


좋아하는 노래를 50번쯤 다시 듣거나, 좋아하는 그림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50번쯤 들여다보거나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좋아하는 책을 50번 이상 다시 읽는다? 아무리 어떤 책을 좋아한다 해도 쉽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한 책을 50번 넘게 읽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 책 전문을 소리 내어 읽는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새벽에 추위에 떨며 버스를 기다리고, 그 책을 처음 읽는 고등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수십 년 전에 다녔던 모교에 방문하여 후배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의 저자 모린 코리건이다.



모린 코리건은 미국 라디오 프로그램 <프레시 에어>에서 책 소개를 하며,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문학 비평가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니, 제목에서부터 앞으로도 계속 읽겠다는 진한 애정(집념?)이 느껴지지 않는가? 저자가 가장 사랑하는, 그래서 그토록 열심히 읽는 작품은 미국의 재즈 시대와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다.


모린 코리건은 이 작품이 ‘미국 최고의 소설’이라고 소리 높여 칭송한다. 읽을 때마다 새롭고 미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한다나.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는 흔히 헛된 꿈을 좇다가 허망하게 죽고 만 불행한 사내가 나오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만 알려진 《위대한 개츠비》를 완전히 다시 읽고 새로이 해석하는 책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에 숨겨진 엄청나게 많은 상징들(물, 시간, 타이타닉호, 온도, 색깔 등등)부터 정교하게 짜인 작품의 구조, 개츠비와 데이지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들에 얽힌 비화, 그리고 출간 당시에는 인기를 얻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잊혔다가 20∼30년 뒤에 페이퍼백 혁명과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화려하게 돌아와 필독 도서가 되기까지, 《위대한 개츠비》의 모든 것을 추적한다. 코리건의 헌신적이고 유머러스한 《개츠비》 찬사를 보다보면, 그녀가 왜 그토록 열정적으로 이 작품을 읽어왔으며, 읽고 있으며, 읽을 것인지(아마 앞으로도 계속 읽을 듯하므로)를 알 수 있다.




편집자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원고를 ‘계속’ 읽는 것이다. 담당 원고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내기까지 보통 세 번 정도는 꼼꼼히 읽는다. 한 자 한 자 의미를 되새기면서 손가락으로 짚고, 색색의 펜으로 표시를 하면서 오랜 시간 공들여 읽는 일은 지루할 것 같지만, 의외로 즐겁고 읽을 때마다 새롭다. 특히 원고가 재미있고 그 안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들이 풍부할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코리건의 여정이 나에겐 무척 공감이 되었고, 한편으로는 편집자보다도 꼼꼼하게 원고를 읽어내는 저자의 열정이 놀라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요즘 한창 핫한 요리 관련 프로그램 중 하나에서 ‘아는 만큼 맛있다’며 음식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빗대어,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전 역시 아는 만큼 재밌다!



장지은 책세상 편집1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