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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책세상 2016.03.22 15:23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러셀 쇼토 지음 | 허형은 옮김 | 23,000원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 누군들 그러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대책 없이 자유롭자니 제한이 너무 많아서 그럴 수 없을 뿐이다. 일단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해선 안 되겠고, 응당 지켜야 할 이런저런 도리는 지켜야겠고, 가끔은 나보다 주변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해야 한다. ‘정말 이래도 될까?’ 하는 이성의 목소리에 발목을 붙잡히기도 한다.

 

그러한 제한의 테두리 속에서 이 책의 검토서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검토서에 쓰인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라든가 관용이 싹튼 도시라든가 하는 말들이 조금은 먼 나라의 일 같았다. (사실 네덜란드는 실제로 머나먼 유럽에 위치해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일탈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과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의 안락함이 체화된 나로서는, 마리화나가 버젓이 판매되고 합법적으로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에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거야?! 싶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에서 이야기하는 자유’, ‘관용은 아주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개인집단을 모두 존중하면서 발전시켜온 개념으로, 내가 막연히 꺼렸던 대책 없는자유로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의 위치를 서구 전체라는 더 큰 세계를 축소해서 비춰주는 거울로 생각해보자. 우리는 모두 이 멍청함을 한 번씩 저질러봤다. 자원을 고갈시켰고, 임의로 자연환경을 변형시켰으며, 개인주의를 높이 쳐주되 협동이 필수적인 상황에 스스로를 처하게 만들었다. 모두들 개인의 자유를 요구하지만, 반드시 남과 함께 일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자유주의의 근원을 탐구해가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유효한 전제는 바로 이것이라 하겠다. 개인주의는, 이론으로서 그리고 관념으로서도, 극단적인 조건들과 관계가 있으며 또한, 모순적으로 느껴지겠지만, 단결의 필요성과도 연관이 있다.” (본문 51)

 

, 그 배경에는 국토의 1/4이 해수면보다 낮은 저지대에 제방을 쌓아 제 손으로 땅을 일구었던 1000년 전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협동 정신과, 스페인 왕의 폭정에 반기를 들어 독립을 위해 힘을 합해 단결하는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 속 노력과 분투가 단단히 뒷받침하고 있었다. 단순히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서로 상대방의 이해관계를 배려하고 나와 다름을 눈감아주는, 오랜 기간 동안 역사와 함께 독특하게 발전시켜온 전통이 굳건히 자리 매김하고 있었던 것이다.



암스테르담의 운하 (pixabay.com)


 

이 책은 저널리스트이자 역사학자인 어느 미국인의 시선으로 암스테르담의 매력과 과거와 현재의 자유주의적 유산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 암스테르담에서 드러난 자유의 뿌리는 단순히 모든 것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복잡한 층위의 관용이었다. 모든 일을 가벼이 금지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하는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모습은 앞으로 내가 어떤 방향으로 자유롭게살고 싶은지를 생각해보는 데에도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언젠가 암스테르담을 여행해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장지은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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