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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의미를 발견하다 《내가 함께 여행하는 이유》

책세상 2016.05.30 10:28

내가 함께 여행하는 이유

카트린 지타 지음 | 배명자 옮김


《내가 함께 여행하는 이유》는 누군가와 여행을 떠날 때 준비해야 할 '마음을 위한 여행안내서'다. 셀프심리코칭 전문가이자 여행 칼럼니스트로 국내 독자에게는 베스트셀러《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의 작가로 친숙한 카트린 지타가 함께하는 여행을 앞둔 이들이 복잡한 감정의 미로를 헤매지 않고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일종의 감정 표지판을 제시한다. '감정세계를 위한 최초의 여행안내서'라는 저자의 표현대로 이 책은 여행지에서 나와 동행인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지, 각자의 기대, 목표, 개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또 가치관의 차이, 시간관의 차이, 경제적 차이, 돌발 상황 같은 난관을 어떤 태도로 극복할지, 나아가 함께하는 기쁨을 어떻게 완성하고 만끽할지를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내가 함께 여행하는 이유》는 사진이나 지도, 맛집 소개 하나 없는 독특한 여행서다. 오로지 여행하는 사람, 즉 여행자에만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래서 편집 과정에서도 여행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 왜 아까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익숙하고 친근한 환경을 벗어나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시간을 보내려 할까?

동시에 내가 그동안 경험했던 다양한 여행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다. 나 역시 다른 평범한 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릴 적에는 주로 가족과 여행을 했고 자라서는 친구들과, 혹은 혼자서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여행들보다 예전 직장에서 여행 가이드북을 만들 때 경험했던 ‘간접 여행’이 더 많이 생각났다. 비교적 익숙한 여행지인 유럽, 동남아 국가들부터 실제 여행을 가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은 중앙아시아의 ‘-스탄’국까지 오대양육대주를 아우르는 십수 권의 여행안내서를 만들면서 나는 오히려 여행이라는 것에 무감해져갔다.





사무실 책상 위에서 하는 가짜 여행이 일상이 돼버린 탓이었을까. 색색의 이국적인 풍경 사진이나 로컬 맛집의 군침 도는 음식,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다는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 경험담 등을 매일같이 접하다 보니 나중에 가서는 모두가 비슷비슷해 보였고 여행하며 겪는 불편이나 위험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만 갈수록 커졌다(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있는 ‘여행 시 주의사항’ 부분을 여러 차례 편집하다 보니 각국의 여행자 대상 사기 및 소매치기, 강도 수법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함과 동시에). 그러다 이직을 하면서 그놈의 여행이라는 것과 잠시 멀어지는가 싶었는데 다시 여행서 편집을 맡다니 참 얄궂은 인연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의외로 일상, 그러니까 평범한 삶을 말한다. 어찌 보면 ‘이게 여행과 무슨 상관이지?’ 싶은 이야기들을 끈질기게 이어나간다.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타인이 강요하거나 타인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목표가 아니라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그것으로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 나아가 타인과 그 행복을 공유하는 일. 언제 어디에 누구와 함께 있건 우리는 모두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여행이 삶이 된 저자가 여행이라는 삶의 방식을 빌어 인생과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 행복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하지만 매일 아침 같은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에 눈을 뜨고, 정해진 장소로 가서 비슷한 일을 하다 집으로 돌아와 일정한 시간에 잠이 들다 보면 이따금 이 사실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한다. 익숙한 일상이 없는 곳에서, 누구 하나 무엇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생소하고 낯선 환경에서 내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일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또 기억해내기 위해. 마감을 하고 나니 참 오랜만에 떠나고 싶어졌다. 이번에는 누군가와 함께.


김은하 책세상 편집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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