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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과 ‘수저계급론’를 공고히 하려는 세력 《역사 전쟁, 과거를 해석하는 싸움》 본문

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헬조선’과 ‘수저계급론’를 공고히 하려는 세력 《역사 전쟁, 과거를 해석하는 싸움》

책세상 2016.08.09 10:48


역사 전쟁, 과거를 해석하는 싸움

김정인 지음 | 책세상 | 15,000w


이 책은 국정 교과서로 촉발된 보수 세력과 역사학계의 갈등인 역사 전쟁의 원인과 과정을 과거 국정 교과서와 이념의 문제를 통해 분석한다. 또 이념 대결의 양상을 보이는 현재의 역사 전쟁은 승자의 시각에 따라 왜곡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이러한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논의를 이념의 대결장에서 학문의 공론장으로 옮겨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그래야만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바른 역사교육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헬조선은 “대한민국은 지옥에 가까운,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의 인터넷 신조어다. 젊은이들이 공통의 주제로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인터넷 공간인 디시인사이드 역사갤러리에서 비롯된 말인데, 자극적인 어감과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에 공감하는 젊은이들을 입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헬조선과 짝을 이루는 말이 ‘수저계급론’이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영어식 표현에서 변형된 말인데,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직업, 경제력 등에 의해 본인의 수저가 결정된다는 의미의 말이다. 정리하면 “대한민국은 부모의 계급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미래에 대한 젊은이들의 희망이 사라진 지옥 같은 곳”이라는 것 아닌가. 정말 모골이 송연해지는 말이다.


/ '금수저' 연관 키워드 ⓒ뉴스젤리(http://contents.newsjel.ly/issue/youth_life_gap/)


이런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를 지나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더한 5포세대, 꿈과 희망도 빠지면서 7포세대, 그렇게 포기하는 것들을 나열하기도 벅차 모든 것이란 의미로 ‘n포세대’라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뉴스나 신문지상에 반감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런 말들을 자극적인 내용과 함께 실어 나르는 게 놀라울 뿐이다. 젊은이들을 가리켜 ‘포기세대’라니.


그런데 그들이 포기한 것들을 어떻게 다시 희망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기성세대의 문제의식은 대단히 우려스럽다. “요새 젊은 애들은 의지가 없다”는 둥, “약해빠졌다”는 둥 빈정대면서, “우리 때는 말야……”를 들이민다.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내가 보는 역사전쟁,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본질은 이것이다.



산업 독재시절, 보잘 것 없는 영광과 대결적 이데올로기를 젊은이들에게 그대로 이식시키려는 것이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달콤한 구호 아래, 개인의 인권과 자유, 행복 등의 모든 중요한 가치를 희생하길 강요하던 시기를 재현하려는 불온한 시도인 것이다. 그래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 돼지” 발언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젊은이들이 국가에 기성세대에 요구할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보고 챙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과거 ‘민중을 개 돼지’로 보는 세력과 싸워 무엇을 어떻게 얻어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생긴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야 희망이 생긴다. 일흔 먹은 노인이 말하는 어제를 열 살배기가 희망하는 내일로 바꾸는 일이다. 역사 전쟁에서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


박병규 책세상 편집4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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