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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아닌 정치적 도구로서의 디지털? 본문

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기술이 아닌 정치적 도구로서의 디지털?

책세상 2011.12.23 10:43
디지털 거버넌스

ㅡ국가시장사회의 미래
조화순 지음

디지털 기술 융합에 기반을 두고 사회를 운영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인 '디지털 거버넌스'를 다룬다. 디지털 거버넌스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구성되고 진행되는지를 한국 사회를 중심으로 살펴보며, 디지털 사회의 권력의 작동 방식과 새롭게 설정되고 있는 국가·기업·시민 사회의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웹 2.0 시대의 디지털 네트워크와 그 안에서의 권력 이동을 통찰하는 이 책은 우리의 새로운 공동체의 미래와 닿아 있다.


나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그 외 다른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도 사용하지 않고 iphone에 열광하지도 않는다. 산업 혁명과 프랑스 혁명이 무관하지 않듯이 과학 기술의 발달은 사회의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걸 잘 알면서도 나 같은 ‘문과(?)사람’은 테크놀로지에 취약하다. 문제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까닭에 겁부터 내고 멀리한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도 이와 기술 메커니즘은 무관하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있는 게다. 어쩌면 나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만남을 믿지 않는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도시라는 공간을 통해 이 사회를 성찰하고자 한다. 그런 내게 사이버 스페이스는 사람이 숨 쉬고 움직이는 정치적 공간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다. 《디지털 거버넌스―국가․시장․사회의 미래》가 준 첫인상은 물론 좋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디지털 거버넌스’란 정부 업무를 전산화해 정책을 수행하는 전자 정부가 아닌가. 그러나 디지털 거버넌스와 전자 정부는 엄연히 다른 것이었다. 디지털 거버넌스란 권력 통치의 효율성이 아닌 민주적인 결정을 지향하며 시민, NGO 같은 다양한 행위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다차원의 세계를 이끌어가는 시민 통치의 메커니즘이다. 그렇다면 말이 달라진다. 이건 나도 좋아하는 거다.

칸딘스키 <농담아닌농담> _나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거버넌스는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 기술의 발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는 기존의 매스미디어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을 확보했다. 정보 기술의 발달이 수직적이고 일방적이던 관계를 수평적 쌍방향 관계로 바꿨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소비자이자 통치의 대상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생산자이자 정치적 주체로서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인터넷 공간에 부정적이었던 것은 그 공간이라는 것이 거대 자본에 의해 이미 규정된, 또 다른 통치 구역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위터에서 나눌 수 있는 대화는 고작 ‘오늘 점심 뭐 먹지?’, ‘무슨 색 옷을 입을까요?’ 따위의 판에 박힌 대화뿐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인터넷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고도 소비문화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이라 여겨왔었다.

마티스 <춤> _소통과 연대의 장

원고를 편집하던 중에 ‘교류와 소통을 통해 시민 사회의 권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대목에 이르렀을 때는 나의 마음이 확 움직였다. 그렇잖아도 페이스북에서 자꾸만 메일이 오던 차였다. 이러한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디지털 거버넌스의 밝은 미래에 보탬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회원 가입을 했다. 나도 언젠가 목소리를 낼 날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사실 나는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사유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디지털 거버넌스란 기술 자체가 아닌 기술의 정치적 결과에 강조점이 찍힌 것이다. 일단 채널부터 확보하는 거다.

_편집부 최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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