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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책' 사랑 이야기 - 북로우의 도둑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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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책' 사랑 이야기 - 북로우의 도둑들

책세상 2014.04.25 15:31



《북로우의 도둑들》
―뉴욕의 악명 높은 희귀본 절도단과 그들을 일망타진한 남자

서울도서관장 이용훈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
아니 도둑이다.

 
특히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도서관에서 책을 훔치는 건 명백한 도둑질이다. 요즘 도서관에서는 책을 훔쳐 가려고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그러기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책은 도서관 책과 관련한 이런 시대 의식과 상황이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상당히 낯선 이야기다. 우선 20세기 초 미국 대공황기 뉴욕의 헌책방들이 모여 있던 북로우 거리 풍경이 그렇다. 한창 때 번성했던 그 거리도 이젠 헌책방 단 한 곳만 남았다는 사실도 낯설다. 그리고 그곳에서 활약(?)한 책 도둑과 그 도둑을 상대한 도서관의 특별조사관 이야기는 더 낯설다.

 당시 누구에게나 개방되기 시작한 도서관이 책 도둑들에게는 희귀본을 훔칠 수 있는 참으로 좋은 무대였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럼에도 도서관들이 개방의 길을 계속 걸어와 이제는 모든 도서관이 시민들에게 개방된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은 다행이다.
 


 한 편의 추리소설 같은 이 책은 겉으로는 책 도둑과 도서관 특별수사관이 벌인 한 판 흥미진진한 승부를 그렸지만, 그 속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애틋한 책 사랑 이야기다. 희귀한 책 한 권을 가지기 위한 애서가들을 상상해 본다. 그들이 있었기에 누군가는 그 희귀본을 훔치기까지 한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쓸쓸하다. 이제는 희귀본 한 권을 구하기 위해 뭐든 하겠다는 사람들이 거의 다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그런 책들을 찾고 사고 팔고 하는 헌책방들도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게 희귀본이든 보통 책이든,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자꾸 줄어든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현실과 참으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책은 아련한 옛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시대를 거쳐 지금 우리가 만나는 책과 도서관 세상이 만들어 진 것이다.
 
 이젠 예전과는 달리 누구나 원하면 읽거나 가지고 싶은 책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동안 출판과 서점, 도서관 분야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얻은 자유로운 책 세상을 독자들은  마음껏 누리면 좋겠다. 굳이 도적질까지 할 이유가 없다. 

 이 책은 책을 조금이라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역사책이고 미스터리 소설이다. 지금 필요한 건 책을 훔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 일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독자들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방법을 알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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