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책세상 블로그

기대된다, 그의 다음 작품이-! 개빈 익스텐스의 《우주 vs. 알렉스 우즈》 본문

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기대된다, 그의 다음 작품이-! 개빈 익스텐스의 《우주 vs. 알렉스 우즈》

책세상 2014.06.02 15:32


『우주 vs. 알렉스 우즈』


개빈 익스텐스 지음
진영인 옮김
13,000원

 
 젊고 유망한 작가의 첫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유난히 설레는 일이다. 젊음과 ‘첫’이라는 수식어가 만나 일으키는 화학반응(소위 '케미'라고 일컬어지는)은 거장의 고대하던 신작이 가지는 힘보다 때로 강렬한 파급 효과를 가진다. 분야를 막론하고 그러할 테지만 특히나 문학은 젊은 작가의 강펀치 같은 작품이 나타날 때마다 쭉쭉 그 지평을 넓혀왔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그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작가들의 출현은 현저히, 그리고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새로운 작가들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출판계는 물론 비평계와 독자 모두 열광할 만반의 태세는 갖춘 반면 주목할 만한 신인을 만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서른두 살이 된 영국의 소설가 개빈 익스텐스는 이런 궁핍의 시대에 눈여겨볼 만한 작가이다.


 개빈 익스텐스Gavin extence

 대학에서 영화학으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으나 취직이 어려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익스텐스는 운 좋게도 첫 소설로 영국 굴지의 출판사인 호더 사와 계약을 하고 유망한 신인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의 첫 소설인 『우주 vs. 알렉스 우즈』는 과학광인 외톨이 소년과 휴머니스트인 괴짜 노인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로, 작가가 사랑해 마지않는 미국의 SF작가인 커트 보네거트에게 바치는 작은 헌사이기도 하다.
 

뫼비우스의 띠?
 
 영혼의 세계에서 보내는 메시지를 해석해 생계를 꾸리는 싱글 맘과 누나 같은 자유분방한 고양이 루시퍼와 함께 영국의 소도시에 사는 열 살 소년 알렉스 우즈. 안 그래도 평범치 않은 소년의 운명은 어느 날 천문학적으로 드문 확률로 욕실 천장을 뚫고 들어온 2킬로그램짜리 운석을 머리에 맞으면서 급변한다. 전국적인 유명 인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발작을 일으켜 평생 간질 환자로 살아가게 된 것. 하지만 더 나쁜 것은 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소년에게 남은 즐거움은 사고 이후에 열광하게 된 뇌신경학과 천체물리학뿐이다.

이리듐-193? 카이퍼벨트? 오몰론 팰러사이트? 과학 만세!


 지옥 같은 학교생활이 계속되던 어느 날, 알렉스는 자신을 괴롭히는 패거리들에게 쫓겨 도망가다가 모르는 집의 정원에 무단침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절름발이 괴짜 노인으로 인해 소년의 인생은 다시 한번, 전혀 새로운 길목으로 들어선다. 이야기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이 소설의 각별한 점은 그 안에 마이너리티에 대한 따스한 시선,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이유에 대한 진지한 주제 의식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천부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뛰어난 이야기꾼인 개빈 익스텐스는 개성 만점의 유머러스한 목소리로 치밀하면서도 자유분방하게, 과하지 않게 이야기를 직조해 나아간다.


**개빈 익스텐스는 이 작품으로 2013 영국 작가협회 상, 워터스톤11 상, 아마존 라이징스타 상 등 데뷔작에 주는 많은 상들을
수상하고, 데스먼트 엘리엇 상과 스펙세이버 내셔널북어워드 최종심에 오르기도 했다. 부디 이 작가가 소포모어 징크스에서 자유롭기를 바라본다.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