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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속에 피어난 철학《파테이 마토스》 본문

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투병 속에 피어난 철학《파테이 마토스》

책세상 2014.07.25 12:03



 『파테이 마토스』

백승영 지음
14,000원

 
니체 연구자인 저자가 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회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기록한 투병일기이면서
철학자로서 병과 고통과 인간과 삶에 대해 사유한 철학적 성찰을 담은 철학 에세이

 
 
파테이 마토스고난을 통해 지혜를 얻는다는 뜻이다.
 
 

병 앞에서 모든 인간은 무력한 존재지만, 사람에 따라 병을 대하는 자세는 다르리라 생각한다. 종교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다를 것이고, 또 직업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의사가 병에 걸렸을 때 대처하는 방식은 일반인과 다를 테고, 성직자가 병에 걸렸을 때, 철학자가 병에 걸렸을 때 생각하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같은 철학자여도 전공 분야에 따라 병을 사유하는 층위와 방식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니체 철학을 전공한 저자가 쓴 투병 에세이라는 점에서 원고의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어떤 깨달음을 전달해줄까? 그 안에서 발견하게 될 니체는 어떤 모습일까? 그렇게 읽기 시작한 원고에는 기대한 만큼 소중한 철학적 성찰이 담겨 있었다.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던 시기에 갑자기 암이 찾아와 죽음이 생생하게 느껴졌을 때, 그래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건강에만 집중해야 했을 때, 병으로 인해 약해진 몸과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등 현실적 고통 속에서 저자는 니체의 철학으로 힘을 얻고 자신의 철학을 성장시켰다. 인간과 삶을 긍정했던 니체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반추하며 용기를 되찾아 진정한 생을 살아가겠다는, 철학적 언행일치를 추구하면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투병과 회복 기간 동안의 솔직한 경험과 저자의 철학적 성숙이 마음속 깊이 다가오는 원고였다.
 

책이 나오고 얼마 안 있어 저자의 강연이 있어 참석했다. 건강을 회복해 연속 강연도 소화할 수 있게 된 저자를 기쁜 마음으로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저자의 모습은 암을 겪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내가 만난 그 어떤 사람보다 활력이 있었고, 온몸으로 기를 내뿜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니체의 목소리를 청중에게 전달하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듯했다.


 에드바르 뭉크, <니체> (1906)
 
 
니체 역시 '나 홀로 행복'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니체의 위버멘쉬는 항상 자기 극복을 통한 자기 발전을 도모하지만,
자신의 발전과 삶의 향상이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의 행복은 전적으로 타인의 행복과 상호 의존적이다. 
 
 

니체, 삶을 묻다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저자는 니체 철학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들을 설명하고, 삶에 대한 니체의 자세를 전달했다. 그런데 강연을 들을수록 삶을 긍정하고 인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았던 니체의 철학이 파테이 마토스에 녹아 있는 저자의 관점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고통을 인정하며 이것 또한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자세, “있는 것은 아무것도 버릴 것이 없으며 없어도 좋은 것이란 없다를 되뇌며 나도 살고 너도 사는’, 윈윈을 추구하는 긍정적인 마음, 그러한 니체의 철학을 실제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과 그 에너지, 열정이 놀라웠다.
 

이 책은 고통을 이겨내고 더 나은 오늘을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아름다운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저자가 삶에서 길어 올린 체험 속에서 난해하게만 여겨졌던 니체 철학을 깊이 공감하게 되리라고 믿는다.


책세상 편집1팀 장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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