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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즐거워지는 것이니

책세상 2014.08.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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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만한 학창시절과 어리바리한 사회 초년생 시절을 지나면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삶의 태도를 갖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이 내 자신의 만족감보다 중요하고, 3년 전에 들었던 싫은 소리가 아직도 생각나는 어쩔 수 없는 나 자신. 그런데 저와는 반대로 삶과 인간 자체에 대한 애정이 충만하야 어떤 고난과 절망이 닥치더라도 ‘그래도 사는 건 즐겁지 않아?’를 이야기하는 영화감독이 있습니다.

알렉산더 페인(Alexander Payne)


 
지난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휴고>, <아티스트>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각개약진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고른 지지와 기대를 받았던 작품 <디센던트>가 있습니다. <어바웃 슈미트>, <사이드웨이> 등으로 알려진 알렉산더 페인이 연출과 각색을, 그리고 훈훈한 중년의 대명사 조지 클루니가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평범한 가장을 연기해 화제가 되었지요. 



  미국의 떠오르는 젊은 감독군에 속했던 알렉산더 페인이 벌써 오십 대가 되었군요. 한국 나이로 올해 쉰네 살인 알렉산더 페인은 메이저와 인디펜던트의 경계에서 독특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호평을 받는 미국의 영화감독입니다. 안정된 연출력을 갖고 있으나 앞서 언급했던 두 대표작 <어바웃 슈미트>, <사이드웨이> 를 통해 작가적 능력을 더 인정 받아왔지요. 소소한 유머와 인물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그리고 낙관주의를 보여주었던 페인 감독에게 2012년 아카데미 각색상을 안겨준 영화 <디센던트>에는 동명의 소설 《디센던트》라는 원작이 있습니다. 감독의 대표 작품들을 살펴보면 페인이 왜 소설 《디센던트》를 골랐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답니다.
 







<어바웃 슈미트> : 보험회사 중역으로 일하던 워런 슈미트는 정년퇴임한 이후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침에 눈 떠서 저녁에 눈 감을 때까지 슈퍼마켓 가는 일이 대단한 외출인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아내가 뇌졸중으로 사망합니다.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가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슈미트는 아내의 외도 사실까지 알게 됩니다. 나름의 복수를 마치고 이제는 마뜩찮았던 딸의 결혼을 훼방 놓기 위해 딸이 사는 도시로 향합니다.

 




<사이드웨이>: 와인 애호가인 영어 교사 마일즈는 이혼 직후 슬픔을 와인으로 달래며 살고 있습니다. 단짝 친구 잭의 결혼을 앞두고 둘은 의기투합하여 총각파티를 겸해 와인농장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곳에서 마일즈는 웨이트리스 마야와, 잭은 와인 시음실에서 일하는 스테파티와 사랑에 빠지고 넷은 짧은 더블데이트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마일즈는 아직 전처를 잊지 못해 마야와의 관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이는 잭과 스테파티 사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둘의 여행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의 작품 속에서 주인공들은 항상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디센던트>의 주인공 맷 킹은 혼수상태인 아내 그리고 가까운 듯 멀게 느껴지는 두 딸과 함께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는 문제들에 파묻혀 있죠. 페인이 만들어낸 인물들을 절망 속에서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건 대단한 동기나 의지가 아닌 일상에서 엿보이는 작은 희망입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작품에서는 근본적인 삶에 대한 애정과 ‘무한 긍정’의 기운이 나타납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고 여기저기 마뜩찮은 일들뿐이지만 그래도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ㅎㅎ’ 하며 웃어넘기는 소탈함. 페인이 그리는 해피엔딩은 꿈같은 행복을 그리고 있지 않습니다. <디센던트>는 맷 킹이 소파에서 두 딸과 나란히 앉아 함께 이불을 덮고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TV를 보는 장면에서 끝이 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가 페인이 생각하는 삶의 소소한 행복인 것이 아닐까요?

 


알렉산더 페인이 시나리오를 쓴 대표 작품들을 살펴보면 원작소설 《디센던트》는 마치 그가 썼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이야기입니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아직 스스로 ‘아버지’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았던 맷 킹. 몇 년째 혼수상태인 아내의 죽음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아내의 내연남을 찾으러 두 딸과 함께 비행기까지 타는, 소심하면서 어딘가 쿨한 태도가 멋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페인이 만든 작품의 주인공들이 그러하듯이 맷 킹 역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보편적인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구구절절하게 보여주지만 너무 좌절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으며 담담히 삶의 고개들을 넘어갑니다.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하와이에 살거나 서울에 살거나 모든 사람들이 가질 만한 보편적인 기쁨과 슬픔을 보여주면서 ‘그래도’ 우리는 즐겁고 또 즐거우려고 한다는 것이 알렉산더 페인이 이 소설을 선택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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