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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에 내동댕이쳐졌다! -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첫 번째 강연 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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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에 내동댕이쳐졌다! -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첫 번째 강연 후기

책세상 2014.11.14 11:40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책세상에서는 인문학 강연을 다양하게 마련해보았습니다. 
11월 강연의 첫 테이프를 끊은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첫 번째 강연의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

 이번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강연은 역자 두 분이 사이좋게 하루씩 나눠서 2주간 진행됩니다. 첫 번째 강연은 석기용 선생님과 '안과 밖 : 죽음의 한계를 넘어 삶의 의미를 찾다'라는 주제로 영화 <프랑켄슈타인>, <블레이드 러너>로 보는 철학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강연의 주제가 된 영화는 많고 많은 버전 중에서도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원제: Mary Shelley's Frankenstein) 로버트 드 니로가 괴물 역할
로 나온 작품이에요. 특히 드니로의 괴물은 지적으로 미묘하고 정서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이 버전을 선택했다고 책에 나와있군요.^^;

포스터에 90년대 느낌이 물씬...


 이 영화를 통해 석 선생님이 꺼낸 주제는 '부조리'입니다.
사르트르와 카뮈가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했던 부조리.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두 관점(내부와 외부)의 충돌, 그러기를 염원하거나 그러리라 생각하는 것과 실제 현실 혹은 실재 간의 차이에서 부조리가 비롯된다고 합니다.

 '안'에서 보기에 우리는 삶의 주연이자 모든 의미와 사건의 중심이자 핵심입니다.
그러나 '밖'에서 보면 우주의 역사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행성에 아주 잠시 거주하는 유한한 피조물일 뿐입니다. 선생님이 첨부한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HEheh1BH34Q)를 보시면 더욱 와닿는 인간 종의 미미함!

 영화 <프랑켄슈타인>에서는 괴물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과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의 괴리가 비극을 불러옵니다. 우선 괴물 자신의 입장에서, 안으로부터 생각해봅니다. 자신은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경악하며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예민한 괴물은 마음에 상처를 입지만 그래도 왜 자신이 이런 대접을 받는지 이해해보려 애씁니다.

애잔....ㅠ


 인간과 괴물은 유사함을 가집니다. 통제 불능의 적대적이고 냉담한 환경에서 기존의 시체(유전자)의 성향을 이어받고 원하지 않았으나 '세상에 내동댕이쳐져' 태어났죠.

괴물은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찾아가서 묻습니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나는 왜 태어났는가. 이는 괴물도 프랑켄슈타인 박사도 우리도 모르는 궁극적인 질문입니다.
 


 카뮈의 《시지프 신화》에서 시지프는 신의 노여움을 사 바위를 산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형벌에 처해집니다. 바위는 정상에 이르면 또 아래로 굴러 떨어지기 때문에 이것은 영원한 형벌입니다. 이 형벌이 주는 공포의 원천은 노동의 강도나 어려움 때문이 아닌 노동에 아무런 목적과 의미가 없다는 데서 오는 공허함입니다.

 밖에서 보기에 인간들은 그저 똑같은 행동을 하는 다른 사람들을 낳는 종족 번식으로 귀착되며 결국 이는 반복만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습니다.

 <프랑켄슈타인>에서 도출되는 궁극적인 철학적 주제는 괴물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악마적인 목적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괴물과 같다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통제 불능의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이라는 것이죠.

서기2019의 존재감...!!


 다음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입니다.
이 영화는 2019년 LA를 배경으로 디스토피아적 미래 도시를 그리고 있습니다. 타이렐 사(社)는 로봇과 생체를 결합시킨 리플리컨트를 만드는데 이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후의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지구에 잠입한 리플리컨트들을 색출하는 임무를 지닌 특수 경찰이 '블레이드 러너'입니다.

 리플리컨트들은 3~4년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죽음을 피하기 위해 타이렐 사의 대표를 찾아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생명의 유한성'이 바로 이 영화의 주제죠.



 리플리컨트들이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그것, 죽음은 왜 나쁜 것일까요?
일찍이 에피쿠로스는 '죽음은 해롭지 않다. 내가 죽은 이후에는 해를 입을 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나를 해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 말이지요.
 
 죽음이 주는 해악은 '박탈'의 해악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경험, 믿음, 목표 등 다양한 일을 하는데 죽음 이후에 우리는 '미래'를 잃게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미래에 얼마나 결속되어 있느냐에 따라, 즉 죽음으로 인해 잃을 것이 많을수록 죽음이 끼치는 해악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직선으로 이루어진 삶을 부여받습니다. 두 개의 시간을 동시에 살 수는 없습니다. 탄생-죽음으로 이어지는 이 선형적인 시간이 한계성을 갖기 때문에 삶은 의미를 가지는 게 아닐까요?

 삶과 죽음이라는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질문을 영화 <프랑켄슈타인>과 <블레이드 러너>, 두 SF영화로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연장을 가득 메워주신 독자분들은 어떤 감상을 느끼셨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D

 이어 11월 11일에 열린 두 번째 강연에는 영화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를 매개로 '마음의 본성과 마음 업로딩'이라는 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곧 두 번째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_ _)

영업기획부 박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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