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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지금 내게 필요한 ‘삶의 기술’

책세상 2015. 1. 2. 14:54

《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 편집 후기


 



빌헬름 슈미트 지음 / 장영태 옮김 / 책세상 / 12,000원

 


나이듦에 대한 부정 일변도의 세태에 반기를 들며,

삶과 나이듦의 의미를 새로운 관점으로 살핌과 동시에

‘멋지게 나이들기 위한 삶의 기술’인 ‘마음의 평정’을 이야기한다.

 

   

 머리가 크기 시작하면서부터 줄곧 ‘어서 빨리 나이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면 혼란스러운 일도 사라지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늙어가는 것’에 대한 고민까지 보태져 삶이 더 불안해지고 어려워진 나는 ‘마음의 평정’을 더욱더 동경하게 됐다. 나이들어가는 것을 쿨하게 인정하면서, 멋지게 살아갈 수 있게 할 ‘평정’이라는 것은 대체 언제쯤 생겨날까. 지금 겪는 이런 일들이 과연 내 삶에 의미가 있을까. 의미 없이 나이만 먹고, 늙어만 가는 건 아닐까.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나갈 때, 이 책의 진행을 맡게 되었다. 그러면서 환갑이 넘은 나의 어머니와 ‘나이들어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아직은 젊은 자식의 ‘삶에 대한 고민’에 어머니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일들도 훗날 돌아보면 그 의미를 알게 될 것이고, 그걸 알았을 때 제대로 ‘나이들었다’고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나는 지금도 나이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60의 문턱에서 자신의 노년을 준비하는 이 책의 저자는 나의 고민들에 “혼란스러운 경험에 지나지 않았던 것들이었는데, 이제는 경험들 사이에 연관성이 보인다”라고 답한다. 기력이 쇠하고 외형이 볼품없어지면서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삶의 매 순간이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고 ‘전체로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나이들어간다고.




“마음의 평정은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멋진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


 나 역시 멋지게 살기 위해, 내 마음을 지켜내기 위해, 평정을 원해왔다. 간절함이 컸던 만큼, 평정을 얻기 위해서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가 제안하는 것들은 소박했다. 삶 속에서 지속 가능성과 반복성을 확인한 ‘습관’을 유지하기, 소박하지만 즐거운 일이 주는 ‘행복’ 누리기, 신체적‧정신적 스킨십을 유지하기, 언제 생길지 모르는 ‘고통’을 잘 다루기 위해 노력하기, 지나온 삶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사색’하기. 무의식적으로 했던 것들이 내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마음의 평정’을 주는 것들이라니. 나는 평정을 ‘엄청나게 대단한 그 무엇’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은 ‘내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평정심’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 있게 했다. 철학에 학문적 뿌리를 둔 저자는 나이듦을 단정짓거나 나이들어가면서 필요한 평정을 설교하지 않으며,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나가면서, 독자에게도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노년을 향해 가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지만, 그보다는 아직 생의 한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처럼 뭔가 하나는 해결될지도 모르지 않나.

 

책세상 편집 3팀 김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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