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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시대, 혁신유감 ― 《피터 드러커, 재즈처럼 혁신하라》 편집 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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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시대, 혁신유감 ― 《피터 드러커, 재즈처럼 혁신하라》 편집 후기

책세상 2015.01.28 13:07



피터 드러커, 재즈처럼 혁신하라

허연장영철 지음, 비즈페이퍼, 15000

 

: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를 우리 속에 갇혀 있으나,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애쓰는 자유로운 영혼의 날갯짓 소리라 표현했다. 재즈는 나름의 형식미를 갖고 있긴 하지만 그 형식을 탈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를 한다는 의미다. 끊임없이 진화하려는 재즈의 속성이 혁신의 또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정립하는 데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의 공이 컸다고 한다.


맬서스는 유명한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내다보았다. 생존 가능한 수보다 더 많은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우울한 전망이 어떻게 진화론으로 연결되었을까. 다윈은 “나는 재미 삼아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 벌이는 싸움을 인식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때 갑자기 이런 상황에서는 유리한 변이가 보존되고 불리한 변이는 도태되는 경향이 있을 것이며, 그 결과 새로운 종이 형성될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했다.


창조의 계기를 설명할 때 흔히 인용되는 대목이다. 무엇이 창조의 원천인지 묻는 물음에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창조가 싹트는 토양에 관해서는 요즘 이 이론이 대세다. 바로 교류에 의한 창조다. 다윈이 전혀 다른 영역에서 창조의 영감을 받은 것처럼, 지적 교류가 창조적 사고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재즈처럼 혁신하라』에 보면, 찰스 다윈의 이 창조적 교류 이전에 그의 조부, 에라스무스 다윈이 있다. 철학자이자 의사였던 에라스무스 다윈은 1776년경 당대 저명한 철학자, 시인, 신학자, 과학자 등과 더불어 ‘루나 소사이어티’라는 모임을 만들어 산업혁명 즈음해 일어난 새로운 과학에 관한 지식을 주고받았다. 다윈은 루나 소사이어티가 낳은 인물이란 평도 있는데, 이는 그런 지적 토양의 힘을 강조한 것이다.


약 2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창조가 미래사회를 담보하기 위한 일종의 시대적 과업이 되었다.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사회에서 발 빠른 변화와 혁신,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위해 창조가 필수불가결한 능력이 된 것이다. 곳곳에서 창조를 이야기하고, 곳곳에서 혁신을 말한다. 말들은 무성한데, 아쉽게도 자유로운 교류와 창조의 실행은 여전히 답보상태인 듯하다. 비근한 예로 이번 정부가 국정운영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내걸었지만 오히려 불통정부라는 비판만 무성하다. 또 이번 ‘땅콩리턴’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모 대기업 사례도 전근대적 조직운영 방식이 불러낸 예견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곳곳에 침몰하는 세월호가 있고, 곳곳에 조현아가 있는 꼴이다.


이 암울한 시점에 『피터 드러커, 재즈처럼 혁신하라』의 메시지는 의미가 깊다. 저자들은 구태로 점철된 우리 기업들이 경영 혁신과 기업 변신을 위해 어떻게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같은 맥락에서 피터 드러커가 언급한 재즈 메타포에 주목했다고 한다. 10여 년간 재즈와 창조, 혁신의 연결고리들을 추적하면서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혼돈의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재즈의 정신”에서 혁신의 통찰력을, “쏟는 땀과 열정, 투입되는 무수한 시간과 노력을 동반하는 ‘농익은 시간의 축적’이 필요한 힘겨운 창조의 산물이 재즈”라는 점에서 창조의 정신을 찾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어느덧 재즈마니아가 되었다는 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소통과 창조의 방식을 찾고자 한 그들의 열정과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 편집3팀 강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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