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책세상 블로그

금융이 탄생한 곳은 어디인가 《돈의 발명》 본문

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금융이 탄생한 곳은 어디인가 《돈의 발명》

책세상 2015.07.20 10:45

 

 

금융이 탄생한 곳은 어디인가

 

《돈의 발명―유럽의 금고 이탈리아,

금융의 역사를 쓰다》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지음 | 김희정 옮김

책세상 | 22,000원

 

세계 최초로 은행과 다국적기업과 보험회사가 설립된 곳, 세계 최초로 수표가 만들어진 곳, 세계 최초로 금융범죄가 일어난 곳,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인들의 경제생활을 통해, 현재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화폐와 금융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본다.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는 알면 알수록 새로운 곳이다. 올해 초,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의 《책공장 베네치아》를 편집하면서 베네치아 공화국이 출판의 역사에 끼친 크나큰 영향력을 확인하고 놀라웠는데, 뒤이어 편집한 같은 저자의 이 책, 《돈의 발명》에서 금융의 역사의 토대를 일군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의 활약상을 보며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쪽에서 알도 마누치오가 베스트셀러를 출판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로마의 환전상들이 세계 최초의 은행을 탄생시키고, 회계의 기본인 복식부기가 제노바, 피렌체, 베네치아 가운데 어딘가에서 발명되고 있었던 것이다!

 

《돈의 발명》은 르네상스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뒷골목에서 발전한 금융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저자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는 저널리스트답게, 당대 문인들의 작품뿐 아니라 역사가들의 연대기, 문서 보관소에 남겨진 기록들과 자료들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그는 상인들과 수공업자들이 상거래를 위해 만들어 사용했던 다양한 화폐를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인들이 은행가로 변모해간 과정, 개인은행이 국영은행으로 서서히 대체되어간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했고, 보험증권과 담보대출 등 오늘날에도 사용되는 금융의 도구들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그 기원도 알려준다.



 

예나 지금이나 ‘돈’이란 언제나 인간의 탐욕과 만나 크고 작은 범죄를 몰고 다니는 떠들썩한 사건의 주인공이다. 금융의 태동기에 이탈리아는 금융의 뿌리가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이었다. 그러나 이는 역사상 가장 뿌리 깊은 금융 범죄들도 그곳에서 함께 싹을 틔워 성장해나갔음을 의미한다. 금화와 은화가 사용되었을 때, 몇몇 사람들은 몰래 화폐를 깎아 부스러기를 모았고, 정부는 가치는 별로 없지만 더 크고 좋아 보이는 화폐를 새로 주조하여 부당 이득을 취했다. 왕들은 고리대금업자에게 막대한 세금을 물려 돈을 뜯어냈고, 환전상들은 교회에서 금하는 불법 이자를 교묘하게 가리기 위해 환어음이라는 장치를 만들어냈다.

 

돈을 가지고 벌이는 비열한 눈속임, 교황과 결탁해 막대한 권력을 휘둘렀던 거대 은행 가문들과 사람들의 멸시를 받으며 몰래 담보대출업을 했던 유대인들, 그 치열하고 흥미진진한 삶의 기록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횡행하는 대부업체 광고와 보험회사 광고를 보며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이 책에 묘사된 돈에 울고 웃으며 분투해온 당시 이탈리아 사람들의 모습은 현재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아닐까!

 

 

책세상 편집1팀 편집자 장지은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