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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책쟁이의 ‘인생 개선 독서 프로젝트’ 《위험한 독서의 해》 본문

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영국 책쟁이의 ‘인생 개선 독서 프로젝트’ 《위험한 독서의 해》

책세상 2015.08.03 14:21

열정을 되찾는 일, 더 나은 삶을 위한 변화,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독서 회고록

 

《위험한 독서의 해

앤디 밀러 지음 | 신소희 옮김

책세상 | 15,000원

 

 

나는 ‘책쟁이’를 만나면 몹시 호기심을 느낀다. 영국의 책쟁이 앤디 밀러의 독서 회고록 『위험한 독서의 해』와 첫 대면을 했을 때도 (복잡한 마음으로) 설레었다. ‘내가 모르는 어떤 재미난 책을 얼마나 많이 읽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시 돋친 뾰로통한 마음도 있었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로 예전만큼 책을 읽지도 못하고 예전만큼 책이 재미있지도 않은 나 자신에 대한 불만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땅이든 한국 땅이든 월급쟁이 어른의 삶이란 비슷한가 보다. 앤디 밀러도 어렸을 때부터 책벌레였고 서점에서 5년을 일하고 출판 편집자까지 되었지만, 결국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무시무시한 삶을 맞이하고 만다. “티나와 나는 3년간 맞벌이 부모로 살아왔다. 그동안 내가 여가 시간에 읽은 책은 딱 한 권뿐이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그러나 책쟁이의 피는 속일 수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쉬어도 책을 펼치는 순간 회심의 피가 끓기 마련이다, 라고 쓰면 너무 과장이려나……. 아무튼 앤디 밀러는 회심했다. 아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참새가 방앗간에 들르듯 서점에 들어갔고,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발견하고 펼쳤다가 계시를 받은 것이다. “잘린 머리가 자갈 위로 굴러나왔다는 대목을 마주한 순간,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작정하고 책을 읽기로 결심한다. ‘인생 개선 도서 목록’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책 50권을 고른 다음에 하루에 50쪽씩 1년 동안 ‘작정하고’ 읽은 것이다. 그리고 그 50권을 다 읽은 후 『위험한 독서의 해』를 집필하면서 그는 이렇게 썼다. “격렬한 문화 변동의 시대, 앞으로도 격변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 ‘책에 대한 책’을 쓰는 데 열중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혼란스러운 운명이었다.”

책쟁이들을 위협하는 ‘격렬한 문화 변동의 시대’……. 『위험한 독서의 해』는 기본 뼈대는 독서에세이지만, 그러나 출판 편집자로서 나는 다른 이야기들에 더 눈이 갔다. 영국에서 서점과 도서관이 천덕꾸러기 신세인 현실에 대한 개탄이나, 기술의 발전에 따른 종이책의 미래에 대한 걱정들……. 어디나 똑같구나 싶어서 위로받는 한편으로 좌절감도 조금 느꼈다. 결국 시대의 흐름은 어찌할 수 없는 걸까.


그러나 나는 이 책의 에필로그의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희망도 보았다. “우리가 좋은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할 때마다 우리의 뇌에서 일어나는 시냅스의 재배치 작용 때문에 우리가 책을 읽을수록 세계는 변화한다. 이거야말로 책의 영원한 기적이다.”
어쩌면 오늘 내가 책을 읽는 이 시간이 내가 사랑하는 종이책의 미래를 바꾸는 기적에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책세상 편집1팀 팀장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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