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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책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ㅡ반半자본주의 쇼핑기1 헌책방 본문

책세상 이야기/세상 밖 이야기

그 많던 책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ㅡ반半자본주의 쇼핑기1 헌책방

책세상 2011.12.14 11:51
안녕하세요.
앞으로 여러분을 ‘반자본주의 쇼핑’으로 안내할 최양입니다. 반갑습니다.

어려서부터 돈 쓰고 물건 사대는 것을 엄청 좋아했던 저를 보고 우리 어무이는 저것이 커서 뭐가 되려고 저러나... 쯧쯧...늘 걱정을 하셨는데 이런 날이 오다니 감개무량합니다ㅠㅠ 

아, 근데 ‘반자본주의 쇼핑’이 무엇이냐고요?
이름이 너무 거창해서 막 갖다 붙인 저도 부끄럽습니다만, 뭐 타이틀이란 것이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의 일반적인 소비 행위가,
기업의 자본에 의해 대량 생산된 상품을 화폐로 교환하는 것이라면, 더군다나 끊임없이 생산되는 새 상품을 계속해서 소비해야만 하는 것이 현대인의 운명이라면, 자본에 의해 생산되지 않은 것, 혹은 이미 버려진 것을 화폐가 아닌 노동교환이나 물물교환의 형태로 구매해보자! 뭐 그러한 취지입니다만, 중고 물건을 적은 돈으로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신자유주의를 위협하는 짓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제가 여러분께 소개할 첫 번째 쇼핑은요!
헌!책!입니다.


책세상 블로그인만큼 헌책방을 소개시켜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책세상이 자리한 홍대ㆍ신촌 인근엔 제법 물갈이(?)가 원활한 책방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 곳을 대표로 뽑는데요, 첫째가 사회과학 도서의 강자 <숨어있는 책>(일명 숨책)이고 소설과 비교적 최근의 책들이 많은 <글벗서점>, 그리고 예술서적 및 외국잡지의 강자 <온고당>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셋 중에서도 숨어 있는 책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숨어있는 책방에서 책 찾기
숨책은 지금의 자리와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층을 사용하다가, 몇 년 전 이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지금은 더 쾌적하고 넓어졌지만, 전 개인적으로 예전의 그 미닫이문과 석유난로 냄새가 그립네요.


내려가는 길에는 이렇게 다양한 잡지들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화과학>도 있습니다.

숨책엔 늘 클래식이 흐릅니다. 소문에 의하면 편집자 출신이셨다는(오보일 시 정정요청 부탁드립니다~) 주인아저씨가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책은 분야별로 잘 나눠져 있습니다.
모든 헌책방의 책이 이렇게 잘 분류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책방에서는 자기계발서가 사회과학에 꽂혀 있고, 역사가 예술에 꽂혀 있기도 하는데요, 숨책 사장님의 분류는 칼 같습니다!!!


오늘도 물건이 많네요.
비교적 최근의 책들도 눈에 띄고, 저는 외국 만화책이 눈에 들어옵니다만, 패스!
요즘은 외서를 읽는 독자들이 늘어나서 그런지, 흥미로운 외서들이 많습니다.


찾는 책이 있다면 사장님께 물어보면 바로 찾아주세요.
그러나 가격은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돼요.
이렇게 연필로 체크되어 있답니다.


반가운 책세상의 책들도 있습니다. 정겨운 옛 표지!


저는 주로 사회과학과 소설 코너를 자세히 보고 나머지 코너는 대충 쓰윽 지나친답니다. 요즘은 장르 책장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어린 시절 저의 감수성의 형성에 혁혁한 공을 세운 루이제 린저.ㅋ

점심시간을 살짝 빌려 저는 이렇게 여덟 권의 책을 구입했습니다.
레닌과 마르크스의 사상을 소개하는 만화, 최근에 출간된 아렌트 해설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소립자>, 신간이니까 한번 사보는 <숨그네>, 그리고 메컬러스의 소설과 밀란 쿤데라는 선물용, <아버지의 자리>를 썼던 에르노의 소설은 그냥 한번 사봅니다.  


모두 합이 2만 8천원. 사장님이 천원 깎아주셔서 2만 7천원!!

반자본주의 쇼핑이 위협하는 것이 기업이 아니라 출판사 같다구요?
아닙니다. 책 시장은 읽으면 읽을수록, 많이 사고팔수록 흥한다규요~

헌책방에 책 팔기
저는 학생시절 교재로 강매해야 했던 책이나, 한 번 읽고 말 책, 혹은 선배한테 선물 받았는데 보기도 싫은 책 등을 헌책방에 가져가 다른 책으로 바꿔보곤 했습니다. 얼마 전에도 이사하면서 백 권 정도의 책을 팔았는데요, 이사 용달차 비용 정도는 뽑았던 것 같습니다.
판매 권 수가 많을 시에는 책방에서 직접 집으로 방문해서 견적을 뽑아주기도 합니다.
각 책방의 특징이 있듯이 판매할 때도 그 서점의 성격을 파악해서 파는 것이 한 푼이라도 더 챙겨 받는 요령입니다. 같은 책도 어느 책방에서는 천 원, 또 다른 책방에서는 십만 원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그 가치를 인정해 주는 곳에 팔아야 서로 좋은 거래가 성사됩니다. 심지어 어떤 책은 아예 서점에서 받아주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시대를 풍미했던 베스트셀러(논리야 xx, 누가 내 xx를 옮겼나 등), 문학상 수상집, 토익 문제집 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가장 반기는 물건은 최신 영미 소설, 해외판 사진집 입니다. 

오늘의 구입 리스트
<사랑> 밀란 쿤데라 저/ 김재혁 옮김/ 예문(1995)
<아렌트 읽기> 엘리자베스 영-브루엘 저/ 서유경 옮김/ 신책자(2011)
[알기쉬운 오월의 책]<레닌> 자레트 그림/ 아피냐네시 글/ 이동민 옮김/ 오월(1992)
                             <마르크스> 리우스 글ㆍ그림/ 이동민 옮김/오월(1990)
[삼성판 세계 문학전집]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위대한 게츠비> 주식회사 삼성(1985)
<숨그네> 헤르타 뮐러 저/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2010)
<탐닉> 아니 에르노 저/ 조용희 옮김/ 문학동네(2004)
<소립자> 미셸 우엘벡 저/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2006)

헌책방 숨어 있는 곳
<숨어있는 책>산울림 소극장 맞은편 옛 기찻길에 위치 02-333-1041
<글벗서점> 동교동 삼거리에 위치 02-333-1382
<온고당> 홍익대 정문 부근 02-332-9313

_편집부 최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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