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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이야기/시로 여는 세상

쉿, 나의 세컨드는…

책세상 2011.12.19 13:55

에곤 쉴레

에곤 쉴레

나는야 세컨드 1

                                                  김경미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남자든 여자든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
아니, 강변의 모텔의 주차장 같은
숨겨놓은 우윳빛 살결의
세컨드,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 번째,
첫 번째가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인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이 아니라 늘 다음,인
언제나 나중,인 홍길동 같은 서자,인 변방,인
부적합,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움의 흡반, 생의 뇌관은,
가 있게 마련이다 더욱 그곳에
그러므로 자주 새끼손가락을 슬쩍슬쩍 올리며
조용히 웃곤 할 것 밀교인듯

나는야 세상의 이거야 이거



0
전 세컨드입니다.

1
일등보다 이등이 마음 편하고 (소위, 상위) 1%보다 어딘가 2% 부족한 게 좋고 드러내기보다 감추기에 능숙한 여자, 지는 것에 아무런 저항감 없는 여자 저란 여자.
하지만 세상은 늘 첫 번째가 되라 합니다. 모두들 메이저리그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죠. 최고가 아니면 안 되는, 최고가 되기 위해 이겨야 하는, 이기기 위해 누군가 떨어뜨려야 하는 이 적자생존의(라 쓰고 ‘더러운’이라 읽는 이 ‘더러운’) 세상. 아 세상 살기 참 힘들죠~
세상은 단지 두 집안으로 나뉜다 /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 박찬호-마이너리그 때는 외로웠어요 / 혼자라는 생각에(마이너리그에는 사람 수도 훨씬 많은데……)
ㅡ김경미, <나는야 세컨드 5>

2
사람 수도 훨씬 많은데……우리는 패자, 마이너, 하류, 주변인, 아웃사이더, 비주류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이번,이 아니라 늘 다음,인 언제나 나중,인 홍길동 같은 서자,인 변방,인 부적합,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 하지만 그렇더라도, 퍼스트를 동경하며 세컨드의 삶을 벗어나려 발버둥치기보다 퍼스트를 동정하며 세컨드로서의 나를, 이 삶을 긍정하고 이 세상에 ‘자주 새끼(혹은 다른)손가락을 슬쩍슬쩍 올리며 조용히 웃곤 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세컨드들이 많아지면 이 (더러운) 세상을 전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못해도, 적어도, 전복(全福_행복을 온전히 누림)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컨드라서 애달프고 서럽다지만, 오히려 세컨드라서 즐겁고 발랄할 수 있는 것이 생이니까요.

3
쉿, 저의 세컨드는…

일,
입니다 후후 ♬

_편집부 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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