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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이야기/시로 여는 세상

가을의 하이쿠

책세상 2011.11.03 17:35
近世書画, 夜色楼台図(요사 부손, 밤경치누각도)

月天心貧しき町を通りける
つきてんしんに まずしきまちを とおりける
츠키텐신니 마즈시키마치오 토오리케루

달이 밝은 밤
가난한 마을을
지나갔노라

달이 중천에 떠 있을 무렵, 도시의 변두리를 지나갔다. 어느 집이나 작다. 이미 문을 닫은 곳도 있고, 문을 열어놓고 달을 보고 있는 집도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달밤이라서 이 가난한 마을의 모습이 부손에게는 언제까지고 마음에 남아 있었을지 모른다.
ㅡ요사 부손 지음, 오석륜 옮김, <일본 하이쿠 선집> 중에서


:: 요사 부손(近世書画, 1716~1783)은 에도 시대의 하이쿠 시인이자 화가. 1726년 오사카의 부유한 농가에서 태어나 20세에 그림과 하이쿠를 배우기 위해 에도로 갔다. 1742년 스승인 하야노 소아(早野宗阿)가 세상을 뜬 후 에도를 떠나 유랑 길로 접어들어 약 10년에 걸친 방랑 생활을 했다. 1757년 교토로 와 <부손 칠부집>, <야한라쿠>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1783년 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생전의 희망대로 하이쿠 대가인 마쓰오 바쇼(松尾芭蕉) 옆에 묻혔다.



가난한 마을(貧しき町)이랄지 마음이 가난(心貧しき)하달지..
어젯밤의 달과 어젯밤의 맘이 떠오릅니다.
요즘 같은 날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그림과 시가 또 있을까요.
가난하고 쓸쓸한 가을밤의 정취를 한껏 느껴봅니다.

_편집부 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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