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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본문

책세상 이야기/편집자 분투기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책세상 2012.04.03 16:06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군주 정조와 학자 홍대용의 문답에 취해


 작년 여름이다. 이 책의 원고를 받아 안았을 때가. 홍대용이 세손 시절의 정조의 공부방에 들어 함께 나눈 문답을 기록한 《계방일기》를 번역하고 해설한 원고였다. 책세상 대표 문고 ‘고전의 세계’의 시리즈 중 하나로 기획됐던 것인데 단순 번역으로는 그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 해설을 붙이다 보니 소설의 형식이 되었다는 것이 저자 선생님의 말이었다. 원고를 보면서 어느새 그 속에 푹 빠져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홍대용이라 하면, 조선 후기 실학자나 북학파 정도로만 알았지 정조의 공부 선생(이를테면)이었다니! (알고 보니) 뼈대 있는 가문 출신에 정통 유학자이면서도 과학자였고 수학자였으며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당대의 손꼽히는 거문고 연주자였다. 또 북학의 문을 연 장본인으로, 박제가는 홍대용이 북경에서 한족 선비들과 나눴던 필담을 정리한 《건정동필담》을 읽으며 “밥 먹으면서 숟가락질을 잊었고 세수하면서 씻기를 잊었다” 했다. 홍대용이 없었다면 박지원의 《열하일기》도 있기 어려웠을 것이다. 책만 아는 바보 이덕무를 물심양면 지원했던 이도 그였다. 조선의 르네상스라는 영․정조 시대를 살았던 홍대용, 그가 진정 조선의 르네상스인이었던 것이다. 바로 그 문예부흥을 이끈 학자군주 정조의 세손 시절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다.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서연문답》교정지
 편집자와 저자, 대화를 나누다―교정문답 ^^


역사서는 처음이었기에 한 권의 책으로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막막하고 조심스러웠지만, 편집하면서 밥 먹기는 잊어도 빨간펜은 잊지 않으려 애썼다. 가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동안 원고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고민을 담뿍 담아낸 그 시간만큼 내용은 더 풍성해졌으리라, 감히 생각한다.


《계방일기》가 홍대용의 다른 저작, 《의산문답》이나 《건정동필담》만큼이나 중요한 저작이라 생각한다. 그가 세손 시절의 정조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우리 역사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바로 그 현장에 들어가 그들의 대화를 귀 기울여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을 필자는 대단한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내뿜는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었던 것은 덤 치고는 꽤 큰 덤이었다.
ㅡ‘나가며’ 중에서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3월 7일 ^^]도, 온 힘을 다해(과장이 아니다) 마지막 교정을 하고 있다. 정조와 홍대용, 조선 최고의 지성들이 나누는 문답 속에 담겨 있는 그들의 생각과, 그들이 펼치는 문답의 향연을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마음이 온전히, 충분히 느껴졌으면 좋겠다. 두근두근한다. 책으로 받아 안았을 때, 나 또한 독자로서 다시 한번 그 향연에 흠뻑 취하리라 기대하면서. 그리고 이 서평이 실렸을 때, 부끄럽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_편집부 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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