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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블로그
자유와 운명에 관한 대화 외 G. W. 라이프니츠 지음, 이상명 옮김 라이프니츠의 진리 이론과 자유 개념에 관한 12편의 단편을 선별해 번역한 것으로, 모두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저작들이다. 오늘날 자유라 하면 일반적으로 정치·사회적 자유를 떠올리지만 라이프니츠의 자유는 그보다 본질적인 자유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진리와 자유 개념 이해는 물론 라이프니츠 철학 이해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 * *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은 언제나 제 삶의 화두였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유명한 편집자가 돼서 이름을 날리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저 한 사람으로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이 소박한 바람이 제 꿈이라면 꿈이랄까요. 해적왕이 되겠다는 밀집모자 루피, 그에게..
나는야 세컨드 1 김경미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남자든 여자든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 아니, 강변의 모텔의 주차장 같은 숨겨놓은 우윳빛 살결의 세컨드,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 번째, 첫 번째가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인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이 아니라 늘 다음,인 언제나 나중,인 홍길동 같은 서자,인 변방,인 부적합,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움의 흡반, 생의 뇌관은, 가 있게 마련이다 더욱 그곳에 그러므로 ..
한국 신자유주의 여전히, 가열히 진행 중 지난 11월 22일. 한미 FTA 비준안 국회 본회의 통과 97년 11월 21일. 한국 정부의 IMF 구제금융 공식 요청 신청 FTA랑 IMF가 무슨 상관인지 궁금하실 분들도 있겠지요. IMF 위기를 결정적 계기로 한국 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적 대전환을 이뤘습니다. 이후 한국 신자유주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양극화, 실직과 해고의 상시화 등 우리의 삶을 바꿨죠. 극단적으로 낮아진 출산율, 극단적으로 높아진 자살률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적 삶? 아..사실은 저, 잘 모릅니다. 다만, IMF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IMF 이후 모 기업에 다니던 아버지가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를 당하셨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정리해고에도 불구하고 그 ..
뷔리당의 당나귀, 이것이냐 저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_ 당나귀의 양옆에 똑같은 거리를 두고 똑같은 맛과 똑같은 냄새를 가진 풀 더미를 쌓아놓는다. 어느 한쪽을 선택해 움직여야 하는데, 당나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 고 낑낑 앓다가, 끝까지 아무 선택도 못하고 결국 심한 굶주림의 고통 속에서 죽었다. 우리가 잊고 있는 부동의 사실 하나가 있다. 당나귀도 인간도 그 존재의 본질은 ‘합리적 계산기’가 아니라 ‘행동으로 삶을 펼쳐내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점이야말로 비그포르스가 미국의 프래그머티즘 철학자 존 듀이에게 깊이 영향 받은 부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계산으로 행동의 선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당나귀든 인간이든 삶을 멈추지 않는다. 당나귀는 어느 쪽으로건 움직여서 그야말로 ‘먹고 보자’라..
Autumn Rain 우가 울에게 _ 김혜순 11월에는 잠이 오지 않았고 11월에는 천장의 별이 모두 켜졌고 11월에는 가슴이 환해 눈을 감을 수 없었고 찬 우물이 머리보다 높아 위태로웠고 우와 울은 주먹 쥐고 푸른 바케쓰 속에 누워 있었네 충치 앓는 피아노처럼 둘이 앙다물고 있었네 우는 구름을 덮고, 울은 그림자를 덮었네 우는 바람에 시달리고, 울은 바다에 매달렸네 우는 살냄새다 하고, 울은 물냄새다 했네 우는 햇빛을 싫어하고, 울은 발이 찼네 우는 먹지 않고, 울은 마시지 않았네 밥을 먹는데도 내가 없고, 물을 마시는데도 내가 없었네 우는 산산이고, 울은 조각이고 우는 풍비이고, 울은 박산이고 내 살갗은 겨우 맞춰놓은 직소퍼즐처럼 금이 갔네 우는 옛날에 하고, 울은 간날에 울었네 우는 비누를 먹고, ..
近世書画, 夜色楼台図(요사 부손, 밤경치누각도) 月天心貧しき町を通りける つきてんしんに まずしきまちを とおりける 츠키텐신니 마즈시키마치오 토오리케루 달이 밝은 밤 가난한 마을을 지나갔노라 달이 중천에 떠 있을 무렵, 도시의 변두리를 지나갔다. 어느 집이나 작다. 이미 문을 닫은 곳도 있고, 문을 열어놓고 달을 보고 있는 집도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달밤이라서 이 가난한 마을의 모습이 부손에게는 언제까지고 마음에 남아 있었을지 모른다. ㅡ요사 부손 지음, 오석륜 옮김, 중에서 :: 요사 부손(近世書画, 1716~1783)은 에도 시대의 하이쿠 시인이자 화가. 1726년 오사카의 부유한 농가에서 태어나 20세에 그림과 하이쿠를 배우기 위해 에도로 갔다. 1742년 스승인 하야노 소아(早野宗阿)가 세상을 뜬 ..